[기타] 고시실 지도교수 퇴임에 즈음하여(2003년)

February 20, 2003

고시실 실원들께 드리는 글

 


     친애하는 고시실 실원 여러분! 그간 안녕하십니까?

    작년 3월 1일부터 고시실 지도교수를 맡아 이제 임기로 정해진 1년이 만료되어 갑니다. 금년 3월 1일부터는 정영환 교수님께서 고시실 지도교수로 취임하실 것입니다. 떠나는 시점에서 여러분들께 간단한 인사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임기 중인 2002년에 제44회 사법시험을 치렀습니다. 고시실 지도교수를 맡고 보니 시험결과에 특히 예민해지더군요. 다행히 1차시험에서 우리 고대법대가 전국의 학과 중 수위를 차지하는 기쁨이 있었고, 2차시험의 결과도 매우 밝은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열심히 노력해 주신 덕에 그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고시실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점에 대하여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많은 국가시험 합격자 배출은 법과대학으로서 중요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법과대학(특히 고대법대)은 앞으로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비젼을 가지고 한국 및 세계 법문화의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시실에서 시험공부를 한다고 하여 시험합격을 '인생의 목표'로까지 승격시키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시기를 바랍니다. 

    법과대학의 존립목표가 오로지 국가시험 합격자 배출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시실 지도교수를 맡고 나서는 고시실에서 공부하는 사람 모두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나름대로 고심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을 도와드릴 것이 그리 많지 못하다고 느낄 때도 많아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한 번은 여러분들이 제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여 섭섭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이 벌써 추억이 되었습니다. 추억은 모두 아름다운 색깔로 채색되기 마련입니다. 

    제가 알기에, 대부분의 고시실에 공통되는 숙원사업이 있었습니다. 공기청정기 설치 문제가 그것입니다. 저로서도 이 문제에 대하여 오래 전부터 고민을 했었는데, 다행히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이 사업에는 사법연수원 제33기 동문회에서 고시실에 기탁한 재원이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한편, 고시실 휴게실도 좀 더 안락하게 정비될 것입니다. 인문강의동 자체가 임시건물이다 보니 많은 투자를 할 수는 없었지만 종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환경을 경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국가시험을 1차적인 목표로 설정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그 목표를 이루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유의하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시험준비를 한다는 핑계로 여러분의 인간다움과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함부로 양보하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들을 한 번 두 번 양보하다 보면 되찾기가 곤란하답니다. 여러분들은 이 나라의 중요한 인재입니다. 여러분들의 머리는 보다 더 단련되어야 하고, 또한 가슴은 언제나 따스한 채로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끝내는 세상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고시실 실원 여러분! 여러분들의 앞날에 건강과 평화 그리고 성공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2003년 2월 20일 


고시실 지도교수              명 순 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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