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에 관한 대법원판결[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9다17417 판결]

June 25, 2009

사안의 개요

▶ 원고는 2008. 2. 18. 폐암 발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고 병원에서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폐종양 조직 검사를 받던 중 과다 출혈 등으로 인하여 심정지가 발생하였다. 이에 피고 병원의 주치의 등은 심장마사지 등을 시행하여 심박동기능을 회복시키고 인공호흡기를 부착하였으나 원고는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고 중환자실로 이송되었다.  

▶ 이때부터 현재까지 원고는 지속적 식물인간상태(persistent vegetative state)에 있으며, 피고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로 항생제 투여, 인공영양 공급, 수액 공급 등의 치료를 받아오고 있고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면 곧 사망에 이르게 된다. 

▶ 원고의 현재 상태

- 76세의 고령, 식물상태 발생 후 약 8개월 경과(1심 변론종결시까지), 자발호흡이 불가하여 인공호흡기에 전적으로 의존, 외부 자극에 반응 없음. 통증 자극에 대하여 팔다리의 반사적 반응 있으나 얼굴표정이나 안구운동 반응 없음, 동공의 대광반응 없음, 대뇌 피질 파괴로 인지기능 상실, 의사소통 불가, 뇌간 및 소뇌도 심한 손상, 뇌간 기능의 일부가 살아 있어 자발적인 눈뜨기와 팔다리의 반사적 운동 보임

   통상의 지속적 식물인간상태보다 더 심각하여 뇌사에 가까운 상태

- 의식회복의 가능성에 대하여 담당주치의가 5% 미만, 나머지 다른 감정의들은 거의 없다는 소견을 보이고 있음.




당사자의 주장

▶ 원고의 주장(원고가 의식불명 상태여서 직계비속 중 1인이 특별대리인이 되어 소송을 수행하고 있음)

   원고는 이미 의식이 회복불가능한 상태로서 현재 원고에 대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이 사건 치료는 원고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명 징후만을 단순히 연장시키는 것에 불과하여 의학적으로 의미가 없고, 원고는 평소 무의미한 생명연장을 거부하고 자연스러운 사망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어 이 사건 치료의 중단으로서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의사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여야 한다.

▶ 피고의 주장

   원고는 현재 의식불명으로 그 의사를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치료의 중단은 곧 원고의 사망을 초래하므로 환자에 대한 생명보호의무가 우선하는 피고 병원은 원고에 대한 치료를 중단할 수 없다. 




원심의 판단

▶ 인간의 생명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그 회생가능성도 없는 상태에서 별다른 인간성의 지표 없이 단지 기계장치 등에 의하여 연명되고 있는 경우라면 헌법이 보장하는 자기결정권에 근거하여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더 이상 연명치료의 중단을 요구할 수 있고, 그 경우 연명치료를 행하는 의사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근거한 치료중단 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 원고의 상태는 회생가능성 없는 비가역적 사망과정에 진입하였고 원고에게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진지하고 합리적인 치료 중단의사가 있다.

▶ 원고의 청구를 인용(1심도 원고가 승소. 다만, 제1심 공동원고였던 원고의 자녀들의 청구는 기각되었으나 항소하지 아니함)




대법원의 판단

▶ 관련 법리

- 의학적으로 환자가 의식의 회복가능성이 없고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생체기능의 상실을 회복할 수 없으며 환자의 신체상태만으로는 짧은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 이와 같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려는 환자의 의사결정을 존중하여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 상규에 부합되고 헌법정신에도 어긋나지 아니한다.

- 이러한 환자의 의사결정은 사전의료지시에 의하여 이루어질 수도 있고 환자의 추정적 의사를 인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환자의 의사를 추정함에 있어서는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를 참고하여야 하고, 환자가 평소 일상생활을 통하여 가족, 친구 등에 대하여 한 의사표현, 타인에 대한 치료를 보고 환자가 보인 반응 등을 환자의 나이, 치료의 부작용, 환자가 고통을 겪을 가능성 등 객관적인 사정과 종합하여 환자가 현재의 신체상태에서 의학적으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는 경우 연명치료 중단을 선택하였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그 의사를 추정할 수 있다.

▶ 판단

- 원고가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하였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 원고의 평소 일상생활에서의 모습이나 대화 및 원고의 현상태에 비추어 원고가 현재의 상황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을 경우 원고에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

-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

- 이에 대하여 원고가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진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연명치료의 중단을 구하는 원고의 추정적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이 있었음.

- 연명치료 중단의 법적 판단절차에 관하여 민법 제947조 제1항, 제2항을 유추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는 절차도 가능하다는 별개의견이 제시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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