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보도자료: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명의수탁자의 횡령죄 성립 여부(대법원판례)

September 8, 2016

대법원전원합의체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판결

 

▣ 사안의 내용

■ 공소사실 요지

▶ 피해자는 2004. 7. 10. 이 사건 부동산 중 49분의 15 지분(이하 ‘피해자 지분’이라 한다)을 그 소유자인 매도인으로부터 매수한 후 2004. 8. 24. 피해자와 피고인이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인 피고인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

 

▶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에 대하여는 이를 임의로 처분하여서는 아니 됨에도 피해자의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제3자로부터 돈을 차용하면서 2007. 5. 4. 피해자 지분에 관하여 제3자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고, 2008. 9. 4. 농협으로부터 돈을 대출받으면서 기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을 증액하는 근저당권변경등기를 마쳐주어 이 사건 부동산 중 피해자 지분을 각 횡령하였음

 

■ 사실심의 판단

▶ 제1심 : 유죄 (징역 10월)

▶ 항소심 : 유죄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 주된 쟁점 및 종전 판례 태도

■ 사건의 주된 쟁점

▶ 부동산을 매수한 명의신탁자가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아니하고 명의수탁자와 맺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매도인으로부터 바로 명의수탁자에게 중간생략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 처분한 경우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

 

■ 종전 대법원 판례의 태도

▶ 대법원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일관된 판시를 하여 왔음(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도6209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884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556 판결 등)

 

▶ 다만, 횡령죄 성립의 논거를 명확히 밝히지는 아니하여 왔음

 

▣ 대법원의 판단

■ 관여 법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 요지

▶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는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아니함

▶ 이에 반하여 횡령죄 성립을 긍정한 종전 판결들을 모두 폐기함

▶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피고인에 대하여 횡령죄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횡령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므로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함

 

■ 판결 이유 요지 (판례 변경 이유)

● 명의수탁자는 명의신탁자 소유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어서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의 주체가 될 수 없음

▶ 형법 제355조 제1항에 따라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여야 함

 

▶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경우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라고 규정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 본문에 의하여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됨. 따라서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을 가지지 아니함

 

▶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와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을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횡령죄에서 재물 보관의 전제가 되는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음

 

● 형사처벌 필요성을 이유로 명의수탁자를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원칙에 반하고, 부동산실명법 취지에 비추어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어려움

▶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의 구성요건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볼 수 없는 이상, 형사처벌의 필요성을 내세워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는 것은 법치국가원리의 근간을 이루는 죄형법정주의 원칙과 이로부터 유래된 형벌법규의 유추해석금지 원칙에 반함

 

▶ 명의수탁자를 형사처벌 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이 정한 금지규범에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형법적으로 보호함으로써 부동산실명법이 금지·처벌하는 명의신탁관계를 오히려 유지·조장하여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타당하지 않고, 이러한 점에서 형사처벌의 필요성도 인정하기 어려움

 

● 이른바 계약명의신탁과 비교했을 때 횡령죄 처벌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음

▶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이른바 ‘계약명의신탁’1) 사안에서 명의수탁자의 신탁부동산 임의 처분행위가 횡령죄 및 배임죄 모두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왔음(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 등)

 

▶ 그런데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매도인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은 유사한 면이 있고, 법률전문가도 이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음. 그럼에도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는 아무런 형사 제재를 하지 않고,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만 횡령죄로 계속 처벌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일반 국민들의 법 감정에도 맞지 않음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명의수탁자가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그 등기를 명의수탁자 앞으로 이전하는 형식의 명의신탁임

 

▣ 판결의 의의

■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한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사안에서 신탁부동산을 임의 처분한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새로운 법리를 선언하고, 횡령죄에 관한 법리, 부동산실명법의 입법취지와 규율 내용, 죄형법정주의 원칙 등에 부합하지 않았던 종전 판례들을 모두 폐기함

 

■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하여 타인의 명의를 빌려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에 의하여 처벌될 뿐만 아니라, 명의를 빌려 준 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향후 더 이상 횡령죄로 처벌받지 않게 되므로, 일반 국민으로서는 부동산실명법의 취지에 맞게 부동산을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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