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고려대학교 교호 “입실렌티”의 유래와 의미

May 8, 2019

고려대학교 교호 “입실렌티”의 유래와 의미

 

 

 

“입실렌티 체이홉 

카시코시 코시코 

칼마시 케시케시 고려대학 

칼마시 케시케시 고려대학”

  

 

 

“교호”라는 명칭으로 고대인들이 대체로 교가 제창 후에 외치는 문구이다. 그냥 봐서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고려대학” 외에는 우리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유래와 의미는 어떠한가? 여러 자료를 뒤져본 결과를 종합하면 그 대강은 이러하다. 

  

의미를 본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의미 없는 단어들의 나열이라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인물들의 이름을 배치했다는 설이다. 아무 의미도 없는 음을 만들어내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졌을 리는 없을 것 같다. 후자의 주장에 신뢰가 간다. 

  

후자의 주장을 좀 더 살펴보자. “입실렌티”는 알렉산드로스 입실란티스(1792~1828, 그리스 독립운동가), “체이홉”은 안톤 체호프(1860~1904, 러시아의 문학가), “카시코시”는 타데우스 코시치우슈코(1746~1817), “칼마시”는 칼 맑스(1818~1883, 독일 철학자)를 가리킨다는 것이고, “케시케시”는 “계시다”를 빠르게 격음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이 견해에 따르면, 교호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비판적하고 사회를 개혁하고자 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는다고 평가한다. 

  

교호가 시작된 것은 1920년대 초로 얘기되고 있다. 제창자가 당시 보성전문 교수 백상규(白象圭, 1883~1955)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백상규는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1924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까지 보성전문학교에서 영어영문학, 경제학, 논리학을 강의한 분이다. 1920년대 초에 교호가 생겨났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1920년에는 보성전문 경영자인 천도교에서 “開闢”이라는 잡지를 만들어 냈고 이 잡지는 상당히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은 보성전문 등 지식인과 학생 사회에서 널리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진보는 독립운동의 한 부류였기 때문이다.

  

3·1운동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었던 시기라는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보면 당시에 입실란티스(Υψηλάντης), 체호프(Че́хов), 코시치우슈코(Kościuszko), 맑스(Marx)를 외쳤던 것이 아주 잘 이해된다. 그런데 그것을 학교의 상징 구호로 계속 힘차게 외쳐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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