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기』, 「1905」 제3권,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2018
이 책은 고려대학교 제2·3·4대 총장을 지낸 현민 유진오의 보성전문·고려대학교 35년간(1932-1966)의 회고록이다. 민족의 근대사 속에서 보전과 고대가 걸어온 발자취를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부각한 살아있는 역사적 기록이다. 현민은 교우회의 요청에 따라 〈고우회보(高友會報)〉에 1971년 봄부터 1972년 8월까지 전편을, 1974년 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후편을 연재하여 총 33회 분을 집필했다. 이 글들을 교우회보 편집국에서 모아 《양호기(養虎記)》라는 제목을 붙이고 1977년 초판을 출판부가 발간한 바 있다. 42년 만의 복간 작업은 명순구 현 법학전문대학원장의 기획으로 ‘1905’ 시리즈의 세 번째 권으로 펴내게 되었다. ‘1905’는 보성전문학교 또는 고려대학교와 한국 근대사가 의미있게 교차하는 부분들을 담아내고자 기획된 총서이다. 현민 유진오는 35년 동안 보성전문과 고려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했고, 그중 14년(1952-1965)의 기간 동안 총장직을 수행했다. 특히 창립 50주년(1955년)을 기점으로 교풍을 쇄신하기 위한 여러 구상을 펼쳤으며, 교색(크림슨), 교장, 교기, 교가 등을 제정하여 고려대학교 현대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창립 60주년(1965년)에는 한국 최초의 국제학술대회 개최, 60년사 편찬, 대규모논문집의 간행 등 굵직한 사업을 이끌며 고대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복간된 《양호기》를 통해 고대가 일제 지배하의 수난기, 해방 후의 혼란과 좌·우익 충돌, 6·25사변, 4·19의거 등의 굵직한 사건들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반추해 보는 것은 오늘날 고대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데도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