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아 친권 엇갈린 판결 논란" 외

March 28, 2003

[동아일보 2002/11/24]   

인공수정兒 친권 엇갈린 판결 논란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제공받아 낳은 아이의 아빠는 누구일까?” 

법원이 최근 이에 대해 엇갈린 판결을 내려 인공수정으로 낳은 아이에 대한 아버지의친권문제를 법으로 규정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법 가사9단독 홍이표(洪利杓) 판사는 이혼을 앞둔 부인 A씨가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제공받아 출산한 아들(5)에 대해 남편은 친권이 없다”며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가 아님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에서 “아이에 대한 남편의 친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홍 판사는 “생식 불능인 피고는 원고와 합의해 다른 남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를 낳기로 합의했고 이후 아들을 호적에 기재했으므로 아들에 대한 친권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민법 체계상 친생자관계의 존재 여부는 자연적 혈연관계를 기초해 정해지는 만큼 자신의 정자로 낳지 않은 아들에 대한 친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92년 B씨와 결혼한 뒤 아이가 생기지 않자 부부 합의 하에 96년 정자은행을 통해 인공수정을 한 뒤 아이를 낳았지만 불화로 이혼을 앞두고 아이에 대한 친권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2000년 서울지법은 인공수정으로 아들을 낳은 이혼녀가 전 남편을 상대로 낸 같은 소송에서 “현행 민법에는 부인이 혼인 중에 임신한 자식은 아버지의 자식으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부부가 합의를 통해 인공수정으로 낳은 아이는 남편의 아이로 봐야 한다”며 이와 반대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입법의 미비가 사실이고 아직 대법원의 판례조차 없기 때문에 법관의 견해에 따라 다른 판결이 나올 수 있다”며 우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려 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길진균기자 leon@donga.com 

                                                                                  

[goodday 2002/02/20 11:43]   

냉동정자로 둘째아이 임신 

사망한 남편의 냉동 정자 사용문제로 법정 투쟁을 벌인 끝에 4년 전 첫 아기를 출산한 영국의 한 부인이 두번째 아이를 임신했다. 
  
남편이 지난 1995년 수막염으로 사망한 다이앤 블러드(35)라는 이 부인은 올해 3세가 된 첫아들 리앰의 임신을 도왔던 벨기에의 한 병원에서 체외수정 처치를 반복한 끝에 임신, 오는 7월 둘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블러드 부인은 남편이 혼수상태에 빠져 허락을 받아낼 수 없는 상태에서 정자가 채취됐기 때문에 인공수정에 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지자 법정 투쟁을 벌여 2년 만에 승소해 임신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또 아이의 출생증명에 아버지를 '무명(無名)'이라고 기록하도록 돼 있는 현행법을 개정하도록 하기 위해 법정 투쟁을 벌일 것이라면서 정부도 법 개정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goodday  2002/01/15 11:16] 

'생명의 씨앗' 기약없는 동면 

재비도(31)라는 미국의 한 부인은 인공 수정을 통해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 재비도 부부는 현재 장래를 위해 뉴욕 병원에 냉동 수정란 7개를 더 보관해 두고 있다. 문제는 이 수정란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다. 재비도 부인은 "수정란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에 빠져 있다. 이를 사용할 것인가, 파괴해 버릴 것인가, 아니면 기증할 것인가?" 그는 현재 자연 임신이 불가능한 상태. 
  
냉동 수정란에 대한 재비도 부부의 입장은 서로 다르다. 재비도 부인은 아기를 더 갖고 싶다는 입장이나 남편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남편은 냉동 수정란을 다른 여자에게 기증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냉동 수정란을 연구용으로 기증하는 것은 사회에 대한 기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황청은 수정란 기증은 '태아 대량 학살'이라고 비난한다. 
  
인공 수정을 통해 아기를 갖고자 하는 경우 냉동 수정란의 첫 이식이 실패하거나 또는 추후 아기를 더 갖고자 할 경우에 대비, 많은 수정란을 만들어 놓는다. 냉동 수정란 가운데 최고 70% 정도만이 해빙 과정에서 살아남는 것. 그러나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 수정란의 경우 그 처리 과정이 공공연하게 문제가 되고 있다. 장차 아기로 태어날 수정란에 대해 장래의 부모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법안들이 세계 곳곳에서 검토되고 있다. 
  
뉴욕주 상원의원 로이 굿맨은 배우자의 사망이나 이혼 또는 별거 등의 경우 누가 냉동 수정란을 보호하며 어떻게 이용하느냐를 공식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두 당사자 간의 합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굿맨 의원은 "보관되어 있는 냉동 수정란의 장래를 규정하는 법률이 없기 때문에 '합법적 감금' 상태로 몰아넣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미국에는 냉동 수정란이 10만개 가량 보관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수정란 가운데 약 2만개가 분쟁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며 '동의 형태'를 권고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사망하는 경우 냉동 수정란은 여자에게 이식되거나 연구용으로 기증될 수 있으며 파괴될 수도 있는 등 몇가지 선택권이 부여된다는 것. 
  
그러나 이와 같은 '동의 형태'는 표준화돼 있지 않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질병이나 재정상태 변화 또는 이혼과 같은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동아일보 : 2002/01/14(월) 18:08

'냉동정자 자녀' 상속권 인정 

아버지가 숨지고 난 뒤 임신돼 태어난 자녀에게도 상속권이 있을까. 

미국 매사추세츠주 고등법원은 아버지 사후 2년 뒤 아버지의 냉동정자로 태어난 쌍둥이 소녀들의 상속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이달초 내렸다고 뉴욕타임스지가 13일 보도했다. 

법원은 “아버지가 숨지기 전 냉동정자로 자녀를 임신하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쌍둥이가 비록 아버지 사후 태어났지만 자녀로 봐야한다”며 상속권을 인정한 것. 

이들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가 백혈병으로 숨진 뒤 2년이 지난 95년 유일한 혈육으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딸들이 아버지의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다. 

뉴욕타임스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수정란이나 정자, 난자의 냉동 보관이 가능해지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법적인 문제가 늘고 있다”면서 이번 판결을 놓고도 찬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이번 경우와는 달리 △냉동정자로 태어난 자녀보다 먼저 유산을 상속받은 자녀들이 있을 경우 재산을 다시 나눠야 하는지 △이런 경우를 대비해 얼마동안 유산 분배를 중지해야 하는지 △아이를 못 낳는 부모가 정자를 제공받아 자녀를 출산했을 때도 재산을 물려줘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 자동차법으로 비행기 사고 판결? : '인공수정 출생아 친권자는 아버지' 판결 문제점' 
아이 장래 무시' 의견 많아 / 정성윤 2000 뉴스메이커 397(2000.11.9) pp.36-37   

자동차법으로 비행기 사고 판결?

-‘인공수정 출생아 친권자는 아버지’ 판결 문제점, ‘아이 장래 무시’의견 많아- 
남편의 불임으로 인해 정자은행에서 다른 남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은 부부가 이혼할 경우 그 아이를 책임지고 키워야 할 사람은 과연 아버지일까 어머니일까. 

현행법상 정답은 아버지다. 그런데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아이를 맡아 키워야 한다는 법원의 해석에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다.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소위 남의 씨를 받아서 낳은 아이,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 풍토상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 이를 아버지와 그 가족들이 애정을 갖고 키우기가 어렵지 않겠느냐 는 생각 때문이다. 차라리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10개월 동안 고생해서 아이를 낳은 어머니를 친권자로 지정하는 것이 낫다라는 쪽 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찬성할 것이다. 

최근 서울 가정법원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낳은 아이의 친권을 둘러싸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면으로 맞붙은 사건이 있었다. 물론 법원 은 위에서 말한대로 아버지의 손을 들어줬다. 

1985년 결혼한 전모씨(48)와 이모씨(41·여) 부부는 결혼한 지 1년6 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남편인 전씨가 불임이었고 이들 부부는 고민 끝에 다른 남자의 정자를 기증받아서라도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다. 부인 이씨는 모 대학병원에 서 제공받은 정자를 이용,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했고 1988년 11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아들을 낳았다. 

그렇게도 원했던 아들을 얻었지만 이들 부부의 앞길에는 행복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부부간의 불화가 심각해지면서 결국 이들은 아들을 낳은 지 6년만인 1994년 4월 아이를 아버지가 키우기로 한 뒤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말았다. 

이혼한 지 6년여가 지난 올해 초 어머니 이씨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서는 자신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는 비록 호적상에는 아버지로 올라 있지만 다른 사람의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을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아버지가 아니라고 호소했다. 이제 12살이 된 아들을 자신이 직접 키우고 싶은 마음에 법원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어머니 이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이 이 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이렇다. 우리 민법 제844조 제1 항에는 ‘처(妻)가 혼인 중에 포태(胞胎·아이를 갖음)한 자는 부(父) 의 자(子)로 추정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이제 12살이 된 이씨의 아 들은 비록 인공수정을 통해 낳은 아들이지만 이들 부부가 이혼을 하 기 전 낳은 아이이기 때문에 전 남편 전씨는 아들의 친생자로 추정 받았다. 비록 인공수정을 통해 다른 사람의 정자를 받아 낳은 아이라 하더라도 전 남편을 친생자로 한 사실은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법원의 판결요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물학적인 아버지’와 ‘법적인 아버지’가 다른, 타인의 정자를 제공받아 출생한 아이(법률용어로는 인공수정자)는 ‘법적인 아버지’의 성을 따르라는 의미 다. 

하지만 이번 가정법원의 판결은 ‘솔로몬의 명판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는 아버지가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결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판결을 내리게 된 근거가 아리송하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근거를 둔 민법 제844조 제1항은 이번 사건과 같이 인공수 정을 예상하고 만든 법률조항이 아니다. 1958년 우리 민법이 제정될 당시 도입된 이 조항은 혼인 중에 출생한 아이를 일단 아버지의 호 적에 올린 다음 아내의 불륜이나 본인의 생식불능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아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점을 아버지가 법정에서 입증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쉽게 예를 들면 이렇다. 70년대 중동건설붐이 한창일 때 사우디아라비아나 리비아 등에 몇 년간 해외근로를 나갔던 남편이 귀국했더니 생전 처음 보는 아이가 떡하니 버티고 서서 아버지라고 부른다면 그 남편은 얼마나 황당할까. 이럴 때 남편은 그동안 부부관계가 없었다 거나 아이의 유전자 배치가 자신과 틀리다는 증거와 함께 법원에 소송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사건처럼 처음부터 전 남편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 이 확연히 드러나 민법 제844조 제1항에서 규정한 ‘추정’ 자체가 필요없는 경우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법규정이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근본적인 이유는 법을 제정할 당시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그때 법을 고쳐 야 하는데 입법자인 국회가 자신의 책임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이 에 못지 않은 또다른 원인은 이번 사건의 경우처럼 ‘용감무쌍하고 전지전능한’ 법관들이 내리는 판결이 게으른 입법자들의 직무유기 를 조장한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법이 없어도 재판은 이뤄지고 결과 적으로 사회는 그럭저럭 굴러가니까 입법자들이 법률 정비의 필요성 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판결 이전에도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 이의 법적 지위’에 관한 유사 사건이 있었는데도 그동안 법적으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1985년 김모씨는 무정자증을 앓고 있던 남편 곽모씨의 동의를 받아 인공수정을 통해 딸을 얻었다. 그러나 남편은 딸이 태어나자마자 친자식이 아니라는 생각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열등감 에 사로잡혀 밖으로 돌기 시작했고 마침내 다른 여자와 부정한 관계까지 맺었다. 참다못한 부인 김씨는 결국 남편과 이혼하고 말았다. 

김씨는 이혼 당시 인공수정한 딸의 장래를 위해서는 딸을 자기 호적 에 올려야 한다며 전 남편인 곽씨를 상대로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 청구소송(딸은 전 남편의 친생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소 송)을 냈다. 6년간의 지리한 법정투쟁에도 불구하고 1·2심에서 이번 판결요지와 똑같은 이유로 패소한 김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결국 판결 직전인 1990년 3월 소송을 취하하고 말았다. 

이처럼 똑같은 사건이 십 년이라는 긴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오늘날 또다시 재연되고 있는데도 법원은 1950년대에 만들어진 낡은 법률조 항을 근거로 똑같은 판결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친딸이 아니라 는 이유로 집 밖으로 떠돌다 바람까지 피운 전 남편의 호적에 올라 있는 이 딸의 운명은 과연 어떠할까. 

인공수정에 대한 국내 법학계의 논의는 80년대 초반 일기 시작해 85 년 서울대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체외수정에 성공한 후 더욱 활발해졌다. 그러나 수백여 편의 논문과 저작물들이 발표됐는데도 결국 입법자는 사법부의 ‘용감한’ 확대 해석의 지원을 받아가면서 법 정비의 필요성을 철저히 외면했다. 관련단체인 대학의학협회가 1993 년 소속 의사들을 지도하기 위해 ‘인공수태 윤리에 관한 선언’을 자율적으로 만든 것이 고작이다. 

인공수정을 둘러싼 법적 미비는 비단 친자관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1993년 유명 대학병원 불임클리닉이 기증자로부터 제공받은 정자에 대해 검사를 거치지 않은 채 그대로 시술한 사실이 적발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또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의 법적 지위 문제 외에도 수정란의 법적 지위, 기증을 받았지만 사용되지 않은 정자와 난자의 처리 문제, 독신여성의 인공수정 허용 여부, 정자 나 난자를 기증받은 사람이 제공한 사람을 알 권리 등 기존 법규를 통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체 부부 열 쌍 가운데 한 쌍이 불임으로 고민을 하고 있고 매년 네 쌍의 부부 중 한 쌍이 이혼을 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를 둘러싼 법제도를 조속히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접촉사고(?)를 낸 자가용비행기 문제를 도로교통법으로 해결하는 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정성윤〈법률신문 기자〉syjung@lawtimes.co.kr 

                                                                                  

동아일보 2000/09/14(목) 18:46

이혼한 부부 냉동수정란은 누구것? 

남편의 정자와 부인의 난자를 체외수정시킨 뒤 그 수정란을 냉동보관했다가 이혼한 경우 이 수정란의 ‘주인’은 남편일까 부인일까. 또 수정란은 과연 ‘인간’일까 아니면 ‘물건’일까? 

최근 냉동수정란의 소유권과 사용여부를 놓고 미국의 한 젊은 이혼부부가 벌인 법정분쟁은 생명공학의 발달과 그에 따른 철학적 윤리적 법적 문제가 이미 일상으로 파고들었음을 보여준다. 

문제의 부부(법원은 당사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음)는 결혼 후 임신에 계속 실패하자 인공수정을 통해 시험관 아기를 갖게 됐다. 이 부부는 딸을 낳은 뒤 임신에 사용되지 않은 수정란 7개를 냉동보관했다. 당시 부부는 이혼할 경우 냉동수정란을 폐기하기로 약속했다. 

사건은 이들이 98년 실제로 이혼하면서 발생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남편이 “수정란도 생명이므로 죽일 수 없다”며 수정란의 인도(引渡)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 

남편은 수정란을 폐기처분하는 대신 자신의 재혼한 새 아내의 자궁에 착상시켜 아이를 낳겠다고 주장했고 전 부인은 “내 동의 없이 내 자식이 태어나게 할 수 없다”며 맞섰다. 

이에 대해 뉴저지주 항소법원은 6월 “수정란의 생모가 수정란의 운명을 결정할 헌법적 권리를 갖는다”며 부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타인의 손에 의해 자신의 아이가 양육된다는 사실을 부인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수정란의 소유권을 둘러싼 법정분쟁은 80년대 후반 테네시주의 한 남성이 “이혼한 아내가 수정란을 사용해 임신하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대두되기 시작됐다. 

이 문제는 당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수정란이 과연 ‘물건’인지 ‘인간’인지에 대한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수정란은 이 두 부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특수한 경우로 분류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수정란에 대한 남편의 부권(父權)을 인정,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워싱턴 주 항소법원에서도 비슷한 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혼여성 C씨가 요구한 수정란은 익명의 제3자가 제공한 난자로 만들어졌다는 점. C씨는 자신의 난자로 만든 수정란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동의하에 남편과 함께 만든 수정란인만큼 그 속에서 태어난 아이는 자신이 키우고 싶다며 소송을 냈다. 

현재 미국 전역의 불임 클리닉에 보관된 수정란은 10만개 이상이며 이가운데 분쟁 가능성이 있는 수정란만 2만여개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와있다. 이 때문에 사망 또는 이혼하거나 별거할 경우 누가 냉동수정란을 보호하며 어떻게 이용하느냐를 공식화한 법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태. 

우리나라는 아직 수정란에 대한 분쟁사례가 없지만 부부 10쌍 중 1쌍은 불임이라는 통계가 있고 이의 해결을 위해 체외수정을 시도하는 부부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여서 수정란과 관련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고려대 법대 하태훈(河泰勳)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전례도 없고 이에 관한 법안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지만 앞으로는 수정란의 소유권이나 폐기처분 여부 등에 관해 법적, 윤리적인 논란이 예상되는 만큼 관련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동아일보 : 2000/06/04(일) 19:39

이혼하면 냉동수정란 소유권 상실 

부부가 이혼할 경우 이혼 전 체외수정한 냉동 수정란에 대한 아버지의 소유권을 부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뉴저지주 항소법원은 부부가 이혼하면 냉동 수정란을 폐기토록 한 보관업체의 규정에 따라 폐기될 운명에 처한 냉동 수정란을 구하기 위해 한 미국인 전남편이 낸 소송을 기각. 

법원은 냉동 수정란에 대해 이혼한 남편의 소유권을 인정하면 전부인이 원치 않는 아이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여성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된다고 판시. 

<뉴욕연합>

                                                                                  

동아일보 : 1999/11/08(월) 20:16

이혼부부 '수정란'소유권은?…美여성 사용금지 소송 

수정란은 누구의 것일까. 

이혼한 부인을 상대로 남편이 제기한 ‘수정란 사용 금지 소송’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AP 등 외신이 7일 전했다. 

‘Z’란 익명으로 불리는 이 부부는 17년간 아이가 없어 고민하다 91년 인공수정란을 이용해 쌍둥이를 얻었다. 4개의 수정란은 냉동보관됐다. 이혼 후 여성(44)이 냉동보관된 수정란을 이용해 또다시 아이를 출산하려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남편은 “이미 이혼한 상태에서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고, 향후 양육비 등을 책임져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 가정법원에 수정란 사용 금지 소송을 낸 것. 

더 늙기 전에 아이를 출산하고 싶어하는 이 여성은 “냉동보관 수정란에 대한 권리는 내가 갖기로 남편과 사전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정법원은 “이혼 등으로 상황이 달라진 만큼 사전합의의 효력은 없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남편이 제기한 ‘아버지가 되기 않을 권리’를 인정했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임신과 낙태의 경우 대개 남성보다 여성의 권리를 우선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수정과 임신이 여성의 몸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 그러나 인공수정처럼 여성의 몸 밖에서 수정된 경우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주장이 많다. 96년 뉴욕주 대법원과 98년 테네시주 대법원은 수정란의 ‘사용권’과 관련해 여성의 ‘임신권’보다 남성의 ‘아버지가 되지 않을 권리’를 우선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소송사건의 경우 수정란 사용에 대해 사전계약을 했었다는 점에서 최종판결이 어떻게 내려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카고―켄트대의 로리 앤드루스교수(법학)는 “수정란은 이혼, 별거 등 다양한 사유 때문에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소송사건은 수정란의 사용에 대한 사전계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등 미국의 일부 주는 수정란을 만들 경우 부부가 사용귄리에 관해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첨부] 인공수정과친권자(가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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